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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라이프

[부평 맛집] 술맛 폭발하는 경상도식 곱창전골 맛집 : 김태주 선산곱창 부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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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후 소주 한 잔 하자는 친구놈의 부름에 바로 부평으로 달려간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길의 1호선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쾨쾨함으로, 안그래도 회사에서의 행복했던(?) 시간들로 인해 충만했던 내 피로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아! 소주가 필요하다. 오늘 이 입 속의 텁텁함은 양치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 알콜만이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오늘의 메뉴는 무엇이냐 물었다. 기가 막히는 곱창전골 집을 알게 되었단다. 자신있으니 자신만 따라오라 한다. 술이 술술 들어갈 것이라 한다. 믿음은 별로 가지 않지만 오늘 그의 라임이 마음에 드니 군말 없이 따라가 보기로 한다. 그리고 알게 된 식당의 이름을 보고 짧은 탄식이 새어나왔다.

 

헷갈릴 수 있으나 선산곱창 집은 2층이다. (1층은 곱창 구이집)

 식당에 이름 석 자가 들어가 있다. 나는 이런 상호명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 경험상 보통 이런 경우 오늘 내가 맞이하게 될 음식은 정말 '모'아니면 '빽도'일 것이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상호명에 이름 석 자를 박아 놓는다는 것은 엄청난 자신감의 표출이다. 그런데 자신감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이 자신감의 원천에는 보통 중간이 없다. 실재하는 탁월함에서 나오거나 지극한 무지함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아쉽게도 보통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자신감은 후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는 하다.

 

 

 이러한 생각을 했긴 하지만, 그래도 크게 안심이 되는 부분은 이 가게는 프랜차이즈이라는 점이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심지어 분점도 꽤나 많다. 내가 우려했던 후자에서 비롯된 자신감은 아니었던 듯하다. 안심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보니 생각보다 홀이 상당히 넓었다. 밖에서 창문으로 봤던 것 보다는 깊이가 더 있는 구조이다. 테이블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4인 테이블이 16개 정도?

 

 

 메뉴판을 본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극호이다. 심각한 결정장애 말기 증상을 겪고 있는 나에게 이런 단일메뉴는 정말 축복이다. 거침 없이 전골 2인분과 처음처럼 1병을 주문한다. 사리 선택이 내 증상을 잠시 도지게 하기는 했지만 나를 잘 아는 친구녀석의 권유로 사리는 시키지 않기로 했다.

 

 

!?!?!?!?!?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저 충격적인 하얀색 소스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게 내가 알던 곱창전골이 맞나 잠시 의심이 든다. 사골 육수로 추정되기는 하나 확실치 않다. 그래도 다른 곱창전골들과 대비되는 확실한 특징이 있어서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든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한다. 잘 따라해본다. 쉽지 않다. 사실 따라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고, 무려 15분 정도나 끓이며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쉽지 않다.

 

 

 아! 보기만 술이 땡기지 않는가! 내 간은 소주를 목놓아 외치고 있지만 아직은 허할 수 없다. 저 국물을 한 숟갈 떠서 호호 두 번 분 뒤 목구멍으로 넘기고 칼칼한 여운이 아직 살짝 남아 있을 때, 그 때 첫 잔을 마시기 위해서 참아야 한다.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이것들을 내 위장 속으로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너희들은 본래 이름 모를 금수의 위장이었으나 이제 내 품 속으로 들어와 아름답게 꽃피우거라.... 헛소리는 그만하고 얼른 들이켜보자. 

 

 

 같이 주문한 대접밥 한숟갈에 다소곳이 올려놓고 한입 자셔도 본다.

 

 

싹 다 흡입하고 나서 볶음밥까지 2인분....

 

 

 

 좋구나!

 


 

 이 프랜차이즈는 본점이 구미에 있는 집이라고 한다. 구미에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집이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굉장히 강렬한 전형적인 경상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굉장히 자극적인 편인데, 맵기는 적당했으나 꽤나 짭짤했다. 국물 한 번 먹으면 일주일동안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소주 안주로 아주 제격이다. 아니, 사실 소주 없이 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사실 곱창전골보다는 곱창짜글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메뉴이다. 아무래도 졸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다른 일반적인 곱창전골에 비해서 국물이 적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음식을 즐기는 편이어서 굉장히 맘에 드는 맛이었다. 1차로도 좋지만, 2차 장소로도 정말 추천한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해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분들은 가시게 되면 육수를 더 추가해서 끓이시거나 덜 짜게 조리해달라고 따로 부탁해보시는게 좋을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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